교토 쿄요리 전문점, 신파치


이번에 소개할 곳은, 기요미즈데라(清水寺, 청수사)를 나와서 산넨자카와 니넨자카를 따라 걷다가 발견한 교툐 쿄요리(京料理) 전문점, 신파치(信八)라는 곳입니다. 교토는 약 1200년간 황궁이 자리를 잡았던 일본의 옛 수도로서, 오랜 세월을 천황의 수라간으로 불리었다고 하는데요. 덕분에 실력 있는 요리사들이 각지에서 모여 일본 고유의 전통 요리 중 하나인 쿄료리(京料理, 쿄요리)를 탄생키고 여러 세대에 걸쳐 전해왔다고 합니다. 


기요미즈데라 거리


기요미즈데라 거리


일단은 카페인부터! 먼저 기요미즈데라의 유명한 카페인 아라비카 커피(% Arabica coffee)를 향해 걸었습니다. 


기요미즈데라 아라비카 커피


아라비카 커피는 교토에 히가시야마점, 아라시야마점이 있으며 홍콩, 쿠웨이트, 중국, 독일 등 여러 나라에도 체인점이 있습니다. 아라비카 커피의 대표인 Kenneth Shoji는 무역회사에서 일할 때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지에 대한 답을 찾던 중 그 마지막 해답을 커피에서 찾았다고 합니다. 최고의 커피를 만들기 위해 하와이에 커피 농장을 사고, 전 세계와 생두 교역을 시작하면서 독자적인 수출업자가 되기도 하고 라떼 아트의 월드 챔피언인 Junichi Yamaguchi를 설득하느라 1년을 보냈다고도 합니다. 그런 노력 덕분에 2014년에 역사적이고도 아름다운 도시인 교토에 % Arabica coffee 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기요미즈데라 아라비카 커피


기요미즈데라 아라비카 커피


그런 그의 진심 덕분인지, 좁은 매장인데도 찾는 손님들이 많아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 의 모습은 한글 '응' 과 비슷해서 한국에서는 속칭 '응커피' 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기요미즈데라 아라비카 커피


날씨가 조금 쌀쌀했던 탓에, 아라비카 커피의 따뜻한 바닐라 라떼로 손을 좀 녹여주고 밖으로 나옵니다.


교토 쿄요리 맛집, 기요미즈데라 신파치


여행의 마지막 날은 계획없이 우연히 보이는 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했는데 아라비카 커피를 사서 히가시오오지도오리(東大路通)를 향해 걷던 중 정통 쿄요리 전문점인 신파치(信八)를 발견했습니다. 아마 신파치를 발견해서 들어가지 않았다면 영영 쿄요리를 먹어보지 못했을 테니 이번 여행은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교토 쿄요리 맛집, 기요미즈데라 신파치


가게 안에는 익숙한 청수사의 사진 외에도 요리 대회에서 받은 듯한 수상장이 눈에 띕니다. 천장에는 이름 모를 전통 모형물과 같은 장식들도 보이네요.


교토 쿄요리 맛집, 기요미즈데라 신파치


'今、できますか’ (이마 데키마스까, 지금 (주문해도) 됩니까?) 하는 소심한 질문에 마스터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바로 앞에서 묵묵히 메뉴를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여기 어딘지 심야식당 느낌이 나지 않냐고 호들갑을 떠는 저와 일행과는 달리 시종일관 자신의 요리에만 집중하는 마스터는, 알고 보니 쇼와 46년 (1971년) 에 자격을 취득한 요리경력 40여년의 장인입니다. 



때마침 손님이 저희 밖에 없어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장인의 요리 준비 하는 모습을 담아봅니다. 


교토 쿄요리 맛집, 기요미즈데라 신파치


교토 쿄요리 맛집, 기요미즈데라 신파치


교토 쿄요리 맛집, 기요미즈데라 신파치


교토 쿄요리는 계절 메뉴를 조림과 무침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여 재료 자체의 담백한 맛에 비중을 두는 것이 특징입니다. 자칫 조미료의 맛이 적어서 심심하다고 생각 될 수 있지만, 오히려 재료 본연의 깊고 정갈한 맛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교토 쿄요리 맛집, 기요미즈데라 신파치


교토 쿄요리 맛집, 기요미즈데라 신파치


제가 주문한 초밥 정식 세트가 나왔습니다.


교토 쿄요리 맛집, 기요미즈데라 신파치


따뜻한 소바와 함께 일행이 주문한 정식도 나왔습니다. 쿄요리의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가 육수인 다시인데, 덕분에 다시의 감칠맛과 제철 식재료가 잘 어우러져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교토 쿄요리 맛집, 기요미즈데라 신파치




천년의 역사와 전통으로 물든 고도, 교토의 가장 전통적인 일본의 맛인 쿄요리를 드시고 싶은 분이라면 신파치(信八)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여행의 마지막 날, 우연히 마주한 식당에서 교토의 전통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입안에 넣은 것 같은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교토 쿄요리 맛집, 기요미즈데라 신파치


두 다리가 튼튼한 20대는 열심히 짐을 챙기러 호스텔로 돌아갑니다.


간사이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전철을 타고 교토와 작별 인사를 합니다. 모자를 쓴 일행의 뒷모습이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것은 기분탓일까요? 


간사이 공항 라운지 록코


짐이 많아 정신없이 칼라운지를 지나치고 게이트 바로 옆의 스모킹 라운지에서 여행을 기분을 정리합니다. 커피 한 잔과 비스켓 몇 개 정도만 구비되어 있어 조금 더 조용하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 정도로 보입니다. 


일본 킷캣


집에 돌아와서 이번 여행에 골고루 주워담아온 킷캣을 정리합니다. 전자렌지에 데워먹는 용으로 나온 케이크 맛의 킷캣부터 녹차, 콩고물, 생강, 일본 술 맛까지 다양한 킷캣들을 사왔습니다. 이 중에 생강과 일본술은 정말 무리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쨌든 색다른 맛의 추억입니다.


쿠시당고 (串団子, 꼬치경단)


좋아하는 쿠시당고 (串団子, 꼬치경단)을 마지막으로 짧고도 길었던 오사카와 교토의 여행을 마무리합니다. 첫 교토 여행이기도 했지만, 오래 전부터 함께 일본 여행을 가고 싶었던 친구와 시간을 맞춰 다녀올 수 있어서 더욱 뜻깊은 여행이었습니다. 언젠가는 겨울이 아닌 다른 계절의 교토를 느껴보고 싶다, 하고 소망하며 포스팅을 마칩니다.

  1. seonggu 2018.08.30 16:15 신고

    허 허! 참 맛나겠군요~

  2. Favicon of http://run2plan.kr 런투 2018.08.30 16:53 신고

    요리를 굳이 표현하자면 예쁘네요

맑은 물의 사찰, 기요미즈데라


교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바로 기요미즈데라(清水寺) 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사찰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어 있는 기요미즈데라는 연간 방문하는 관광객만 400여만명을 넘는다고 합니다. 기요미즈데라(清水寺)를 한자 그대로 읽으면 '청수사' 인데, 이는 교토 동쪽에서 맑은 물이 흐르는 폭포로부터 그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2017년 2월부터는 지붕 수리 공사로 인해 본당 전체를 가리게 되는데, 운이 좋게도 수리 직전인 1월 31일에 기요미즈데라를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호스텔에서 보이는 아침 풍경


여행의 꽃, 편의점에서 사온 간소한 조식


여행에 왔더라도 꼭 챙겨야 하는 것은 바로 조식! 호텔 뷔페는 아니지만 전날 마트에서 사온 유부초밥과 계란말이, 샐러드와 푸딩으로 아침을 든든하게 챙겨 먹고 출발합니다. 


기요미즈데라로 가는 길


교토 렌 호스텔에서 기요미즈데라는 도보로 약 22분 소요된다는 구글 지도의 정보를 따라, 오늘은 천천히 걸어서 가보기로 합니다. 


기요미즈데라 언덕


견학인지 방과후 활동인지 모르겠지만 여자 중학생들도 기요미즈데라를 향해 올라가고 있네요. 


독특한 교토의 로손 편의점 간판.


오르막길에서 마주한 로손 편의점. 주변의 전통적인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려는 듯 간판의 모습이 마치 흰 도화지에 먹으로 쓰여진 검은 글씨를 나타낸 것처럼 보입니다.


기요미즈데라(清水寺)를 향해 걸어가는 언덕.


기요미즈데라(清水寺)의 입구, 인왕문


오르막을 다 오르고 나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입구의 주홍색 문, 인왕문  (仁王門, 니오우몬) 입니다. 


계절에 따라 다른 이미지가 그려진 기요미즈데라 입장권. (300엔)


계절에 따라 풍기는 멋과 아름다움이 다른 기요미즈데라를 표현하기 위해서, 눈 내린 풍경의 사진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봄에는 벚꽃으로 둘러싸인 기요미즈데라의 풍경이 그려져 있다고 합니다. 


측면에서 바라본 인왕문


엔무스비의 신 (縁結びの神)


기요미즈데라 내부를 걷다 보면 엔무스비의 신 (縁結びの神) 이라는 작은 신사가 하나 보이는데, 해석하자면 결연 또는 남녀의 연분을 관장하는 신을 모시는 곳입니다. 


엔무스비의 신 (縁結びの神) 오미쿠지


신사의 재미는 뭐니뭐니해도 점을 보는 것! 오미쿠지 하나를 뽑았습니다. 


엔무스비의 신 (縁結びの神) 오미쿠지


친구는 대길이 나왔네요. 최상의 사랑, 장래의 행복이 기다리고 있다는 말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여행운에서는 즐거운 여행이 될  것 같다고 적혀 있어서 여행의 마지막날이나 다름 없었지만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기요미즈데라


기요미즈데라의 무대


기요미즈데라의 무대


사진에 보이는 곳이 바로 기요미즈데라의 무대(舞台) 입니다. 독특한 점은 앞으로 튀어나와있는 본당이 백여개의 느티나무 기둥에 의해 유지되고 있으며 못은 일절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2007년에는 세계 7대 불가사의 후보에도 올랐다고 합니다. 2020년까지는 보완을 위한 수리를 진행하기 때문에 본당 전체가 가려지게 된다고 하니, 실물로 볼 수 있었던 것이 행운이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습니다. 


기요미즈데라에서 바라본 교토 풍경


이 곳에서는 교토 시내를 훤히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멀리 교토 타워가 보이네요. 

기요미즈데라의 겨울 풍경


기요미즈데라는 원래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과 어우러진 절경이 유명한데 겨울 나무 사이로 비치는 모습도 멋있었습니다. 


기요미즈데라와 오토와 폭포


오토와 폭포의 세 물줄기


오토와 폭포의 세 물줄기


이 물줄기는 왼쪽부터 차례대로 학문, 연애,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좋은 기운을 받고 소원을 빌자는 마음으로 차례를 기다렸다가 한 모금씩 마시고 내려옵니다.


산넨자카


기요미즈데라를 나와 산넨자카를 따라 걷습니다. 여느 절 주변이 그렇듯이 전통찻집과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해 있는 모습입니다. 상점들 마저 전통적인 가옥으로 지어졌다는 것 또한 교토의 일본다움을 잘 나타내주는 것 같습니다. 


산넨자카


전통을 지키는 사람들과 그 전통을 간직하고 싶은 관광객들의 사이에서. 

가장 일본다운 곳, 교토. 산넨자카와 니넨자카의 맛집과 카페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1. seonggu 2018.08.30 16:16 신고

    허허! 한국의 물과는 다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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